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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후서 본문
베드로후서는 몇 가지 논란이 되는 서신이다. 저자가 베드로인가 그 제자인가 베드로 빙자자인가 등과, 써진 시기가 베드로가 순교하기 직전인 67년경 이전인가 1세기 말 이전인가 2세기 중엽 이전인가, 그리고 동일한 단어와 문장을 부분적으로 쓰고 있는 유다서 후속편인가 아닌가의 문제다.
그 배경은 영지주의와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예수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온 것이리라. 예수는 과연 신인가 인간인가, 예수를 통하여, 곧 예수가 사람들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고 부활했다고 하는 인식에서 그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의 의미를 헬라 문화와 철학적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가의 문제와 연관된다.
전통적 입장은 물론 베드로후서 본문에서 언급한 대로, 곧 "시므온 베드로가 편지를 썼다"(벧후1:1), "육신의 장막에 사는 동안 그 육신의 장막을 벗을 때가 되었다는 또는 세상 떠난 뒤에도 기억하도록 쓰고 있다"(벧후1:13-15), "거룩한 산(타보르산 또는 헬몬산)에서 변화한 예수와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는 등 예수의 신적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벧후1:16-18), 베드로가 "나이들어서 두번째 편지를 쓰고 있다"(벧후3:1), 동료로서의 바울 언급(벧후3:15,16) 등에 의하면, 저자가 베드로 라고 보고, 그가 죽기 전 67년경 이전에 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리하면, 베드로후서는 예수가 당대에 다시 오시리라는 재림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영지주의자들(시몬 마구스 등)의 불신에 대하여 경계하여 그들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고 확신을 가지고 살도록 할 필요성에서 아시아와 시리아 교우들에게 보낸 편지라 할 수 있다. 예수에 대한 다른 인식을 하며 자기 정당화에 빠진 헬라 문화적이며 신화적이고 신비체험주의적이며 신령주의적인 영지주의 태동기에, 예수는 구체적으로 이 세상에 살았고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신 분임을 목격한 당사자인 베드로 자신이 신자들에게 확고한 믿음 안에 살도록 쓴 것이다. 비록 재림이 지연되고 있지만 그것은 인간들의 잘못된 판단에 근거할 뿐, 주님께서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으며 오래 참으시지만, 주님의 날은 도둑같이 올 것이고, 그 때 세상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라지고, 원소들은 불에 녹아버리며,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날 것이니, 주님의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그 날이 앞당겨지도록 거룩한 삶을 살아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라는 말씀이다.
참고로, 사해와 나그함마디 문서의 발굴 등으로 오늘날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영지주의, 그것의 대표적인 사람은 사도행전 8장에 나오는(?) 시몬 마구스, 마구스의 제자 메난드로스, 메난드로스를 이어 예수의 육체를 부인하고 이 세상에서의 예수의 삶은 가현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시리아의 안디옥에서 활동한 시투리누스, 알렉산드리아로 옮겨진 영지주의는, 120-140년경 활동한 바실리데스에게서 기독교 영지주의로 빛을 발하고, 알렉산드리아 토박이이며 바실리데스와 동시대에 활동하다가 로마로 이주한 발렌티누스, 140년경에 활동한 구약성경을 인정하지 않고 바울서신을 중점으로 누가복음 외에는 다른 복음서를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기독교에서 유대교를 제거한 마르시온 등이 있다.